2026년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 예선 B조 1차전에서 팔레스타인 대표팀이 한국과의 경기에서 0-0 무승부를 기록하며 값진 결과를 거뒀다. 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이 경기는 FIFA 랭킹 96위로 월드컵 3차 예선 진출도 처음인 팔레스타인에게 역사적인 순간이었다. 반면, 한국은 10회 연속 본선 진출과 2022년 카타르 월드컵 16강 진출 경험이 있는 아시아의 강호다.
경기 전까지만 해도 전력 차이가 뚜렷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지만, 결과는 예상을 뒤엎었다. 한국이 전체적으로 경기를 주도했음에도 불구하고, 팔레스타인은 조직적인 수비와 빠른 역습으로 상대를 괴롭히며 위협적인 장면을 여러 차례 연출했다.
특히 후반 추가시간 47분, 팔레스타인의 결정적인 슈팅을 한국의 조현우 골키퍼가 막아내며 실점을 가까스로 피한 장면은 이날 경기의 하이라이트 중 하나였다. 이 장면 하나만으로도 팔레스타인의 끈질긴 투지가 얼마나 인상적이었는지를 보여줬다.
경기 종료 후 팔레스타인의 다부브 감독은 “매우 힘든 경기였지만 무승부라는 결과에 만족한다”며 “오늘 이 경기를 보기 위해 경기장을 찾아준 팔레스타인 팬들에게 기쁨을 줄 수 있어 기쁘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그라운드 상태가 최상이 아니었고, 우리 선수들의 체력도 완벽하게 준비되지 않은 상황이었다. 그러나 선수들이 전술적으로 잘 이행해줬고, 우리가 원하던 경기를 펼칠 수 있었다”고 전했다.
또한 그는 “양 팀 모두 결정적인 기회를 놓쳤기 때문에 무승부는 공정한 결과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이며, 경기에 대한 냉정한 평가도 잊지 않았다.
현재 팔레스타인은 이스라엘과의 전쟁 상황으로 인해 자국 리그가 중단되고 훈련 여건도 어려운 상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수들은 월드컵 본선 진출이라는 꿈을 포기하지 않고 땀을 흘리고 있다.
이에 대해 다부브 감독은 “우리 선수들은 큰 압박 속에서도 놀라운 정신력을 보여주고 있다. 우리는 지금 매우 힘든 상황에 처해 있지만, 사상 최초로 월드컵 본선에 진출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며 “이 희망을 팔레스타인 국민들에게 전달하고 싶다. 우리는 앞으로도 계속 국민들을 위해 싸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경기에서 이강인과 오세훈의 슈팅을 잇달아 막아내며 팀을 구한 골키퍼 라미 하마데흐는 최고의 수훈선수로 꼽혔다. 그는 “한국은 스타 선수들이 많은 강팀이지만, 승점 1점을 얻을 수 있어 자랑스럽다”며 “우리는 매우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월드컵 본선이라는 꿈을 위해 계속 도전하고 있다는 것을 세계에 보여주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번 무승부는 단순한 경기 결과를 넘어, 전쟁과 혼란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는 팔레스타인 축구의 의지를 보여준 상징적인 장면으로 남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