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인공지능(AI) 딥페이크 기술이 광고와 영화 산업에서 활발히 사용되면서 윤리적 논란이 커지고 있다. 서울우유 광고에서 배우 박은빈의 어린 시절을 닮은 아역 배우들이 등장했는데, 이는 박은빈의 어린 시절 사진을 AI로 학습해 생성된 딥페이크 결과물로 밝혀졌다.
영화 산업의 딥페이크 활용 사례
딥페이크 기술은 이미 영화 산업에서 폭넓게 활용되고 있다. 고전 영화 ‘스타워즈’에서는 고인이 된 배우의 모습을 되살리기 위해 AI 기술이 사용됐다. 과거 배우와 비슷한 외모를 가진 배우를 섭외한 후, 고인의 얼굴을 합성해 촬영을 진행하는 방식이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살인자ㅇ난감’에서도 배우 손석구의 어린 시절 모습을 구현한 아역 배우가 등장했다. 이는 손석구의 어린 시절 사진을 수집해 2D 이미지를 3D로 변환하고, 이를 아역 배우 강지석의 얼굴에 합성한 사례다.
기술 발전이 불러온 사회적 우려
딥페이크 기술은 콘텐츠의 시각적 완성도를 높이지만, 기술의 대중화로 인해 심각한 사회적 문제도 발생하고 있다. 정치인의 얼굴을 합성해 가짜 뉴스를 제작하거나, 유명인을 내세운 허위 동영상으로 투자 사기를 벌이는 사례가 대표적이다.
이러한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한 정치권과 업계 전문가들은 AI 생성 콘텐츠에 워터마크 표시를 의무화하는 법안의 신속한 통과를 요구하고 있다. 일부 국가에서는 이미 규제가 시행 중이다. 인도에서는 AI가 등장하는 광고는 AI가 사용되었음을 사전에 명시해야 한다는 가이드라인을 도입했다.
글로벌 규제 동향과 한국의 과제
유럽연합(EU)은 2023년 8월에 시행된 ‘디지털 서비스법(DSA)’을 통해 AI 생성 콘텐츠에 별도의 표시를 의무화했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관련 규제가 상대적으로 지연되고 있다.
서울여자대학교 정보보호학과 김명주 교수는 “AI가 생성한 콘텐츠에 워터마크 표시나 기술적 조치를 의무화하는 법안이 국회에 제출된 상태이지만, 아직 통과되지 않았다”며 “21대 국회가 끝나기 전에 법안이 처리될 가능성이 있지만, 시간이 부족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AI 딥페이크 기술은 미디어 산업에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주고 있지만, 동시에 윤리적·법적 과제를 안기고 있다. 규제 마련이 미뤄질수록 딥페이크 기술이 불러올 사회적 혼란은 더욱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